오랫동안 팀을 따라다니던 ‘강강약약’이라는 징크스가 마침내 깨졌다. 강팀에게는 약하고, 약팀에게는 강하다는 평가 속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던 날들이 반복됐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선수들은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상대의 흐름을 끊어내며 자신들만의 농구를 완성해 냈다. 그 결과,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값진 승리를 만들어냈다.
경기 후 전희철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는 “오늘처럼만 경기하면 어느 팀을 만나도 두렵지 않다”고 말하며, 결과보다 과정이 더 의미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순한 1승이 아닌, 팀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였기 때문이다.
이날 팀의 가장 큰 변화는 태도였다. 상대가 강팀이라는 이유로 주눅 들지 않았고, 초반 실점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수비에서는 몸을 아끼지 않았고, 공격에서는 볼을 공유하며 더 좋은 찬스를 만들어냈다. 특히 2쿼터 이후부터는 리바운드 싸움과 루즈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이는 그동안 ‘강팀을 만나면 밀린다’는 인식을 완전히 뒤집는 장면이었다.
전희철 감독이 강조해 온 ‘기본’이 비로소 코트 위에서 구현됐다. 수비 로테이션, 도움 수비, 스크린 플레이, 그리고 빠른 전환까지, 선수들은 약속된 움직임을 충실히 수행했다. 개인의 감각에 의존하기보다 팀으로 싸우는 모습이 두드러졌고, 그 결과 자연스럽게 경기의 흐름을 지배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위기 대응 능력이었다. 상대가 연속 득점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릴 때, 팀은 서두르지 않았다. 한 번의 수비, 한 번의 공격에 집중하며 다시 리듬을 되찾았다. 과거라면 연쇄 실점으로 무너졌을 상황이었지만, 이날의 선수들은 끝까지 버텼고, 결국 승부의 흐름을 되돌려 놓았다.
전희철 감독은 “이런 경기를 한 번으로 끝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징크스를 깼다는 사실에 만족하기보다, 이것을 새로운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다. 강팀을 상대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팀 농구에 대한 확신이 쌓인다면, 시즌 후반부의 방향 역시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승리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선수들 스스로 증명해 냈기 때문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오늘의 집중력과 에너지를 매 경기 이어갈 수 있다면, ‘강강약약’이라는 오래된 꼬리표는 더 이상 이 팀을 따라다니지 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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